나쓰메 소세키 문학동네
인격이 일으키는 그 사람에 대한 혐오감도 떨쳐낼 수 가 없었다.
서로 상반된 감정 사이에서 난처해진 겐조는 잠시 동안 입을 열지
못했다.
과거의 감옥생활 위에 현재의 자신을 쌓아올린 그는 반드시 현재의
자신 위에 미래의 자신을 쌓아올려야 했다.그것이 겐조의 인생관이
었다. 그의 입장에서 보면 올바른 생각임에 틀림없었다. 하지만 그
인생관에 따라 앞으로 나아간다는 사실이 지금의 그에게는 헛되이
늙어간다는 것 외에 다른 어떤 결과도 가져다주지 않을 듯했다.
"아무리 열심히 학문을 배우고 죽는다 한들 인간은 결국 하찮은 존
재야."
겐조는 지금의 자신이 결혼할 때의 자신과 아내 눈에 얼마나 다르게
비칠지 생각하며 걸었다. 아내는 아이를 낳을 때마다 늙어갔다. 머리
카락이 한 움큼씩 빠질 때도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벌써 세번째 아
이를 임신 중이었다.
'떨어져 있으면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멀어지지만, 함께 있으면 설
령 원수지간이라 하더라도 그럭저럭 살아가게 되지. 결국 그것이 인
간이니까.'
완고한 마음 한구석에는 약하고 미적지근한 어떤것이 늘 붙어 다녔다.
한 가지 일은 만 가지에 통하는 법이다.이자가 이자를 낳고 새끼가 새
끼를 치듯이 두 사람은 날이 갈수록 멀어졌다. 어쩔 수 없이 저지르는
죄와 일부러 저지르는 죄에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 겐조는 질이
좋지 않은 방법에 능통한 장인을 미워했다.
'너는 결국 무엇을 하러 이 세상에 태어났는가?'
그의 머릿속 어딘가에서 누군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 겐조는 질문에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가능한 한 대답을 회피하려고 했다. 그러자 목
소리는 더욱 겐조를 추궁했다. 몇 번이고 똑같은 질문을 되풀이했다.
겐조는 끝내 울부짖었다.
"모르겠어."
목소리가 갑지가 코웃음을 쳤다.
'모르는 게 아니지.알아도 그곳에 도달할 수 없는 거겠지.도중에 멈춰
있는 거겠지."
'나는 과연 앞으로 어떻게 될까?'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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