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지간히 궁색한 처지에 몰리지 않고서야 "모험"이란 걸 하려 들지 않습니다. 아니, "모험"이란 그 자체로 기피되어야 할 악덕으로 종종 간주되기도 합니다. 과거 혁명가들은 실익 없는 관념적 쟁투에 매몰되는 경향 못지 않게, 그저 불리하게 교착된 현상만을 타개하려 무모(無謀)한 실행에 나서려는 미숙한 면모를 두고 경멸하는 뜻으로  "모험(冒險)주의"라고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나은 내일을 모색하며, 구차한 타의가 아닌 창의적 자발에 의해 미지의 위험을 무릅쓰고 그리 그 실현이 확실치도 않아 보이는 이익을 위해 탁월한 안목과 혁신의지에 의해 감행하는 기업가의 선택이란, 요즘 같은 저성장 시대(혹은 과거의 그 어떤 번영의 구간에서라 해도)에, 더욱 존중과 각광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상상 속의 뱃사람 신바드, 픽션 속의 개척자 칠해의 짐, 역사 속의 그 모든 탐험가와 정복자들... 이들의 정체성이 본질적으로 사업가였다는 점은 크게 주목할 가치가 있습니다. 


경영이란 당초에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난관과 암초를 헤치고 목적지에 도착하여, 무가치한 외관으로 본질을 가리는 원석 덩어리를 쪼아 대어 숨은 보석을 캔 후, 이의 가치를 과연 알아 볼 수 있을지나 의심되는 어리석은 대중에게서 투자 비용을 회수해야만 하는, 처음부터 끝까지 리스크로 가득한 여정입니다. 믿을 수 있는 지도와 항해 지침이 없다면, 혹은 현명한 선배들이 남긴 성공과 실패의 이정표를 참고하지 않는다면, 이는 비이성과 광기가 몰아가는 도박과 차별될 수 없고, 실제로 많은 경영자들이 이 함정에 빠져 자신과 주변을 망칩니다. 


선례란 훌륭한 전범으로서건 반면교사로서건 간에, 무작정 가방 꾸려 떠나고 보는 촌사람의 만용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누구라도 수시로 들여다 보고 자신을 교정해야 할 지침입니다. 이 지침이 우리의 곁에서 자극과 경각의 기능을 멈추지 않을 때, 경영은 이제 이성인의 건전한 생업 수단이나,  정신의 침체를 방지하기 위한 멋진 "스포츠"가 될 수 있습니다. 


저자가 왜 책의 제1장에 에드셀의 유명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는지 독자는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에드셀의 실패담은 학부 과정 교과서나 케이스 스터디 수업에서 자주 원용되곤 하는 인기있는(?) 소재입니다. 다들 아시는 것처럼 헨리 포드야말로 혁신가의 전형으로 손꼽힐 만한 인물이요, 그가 남긴 숱한 명언들과 인생 족적은 바로 지금 이 순간까지도 자기계발서의 멋진 소재로 절찬리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포드  사의 한심한 실패 역시, 교과서적 토픽으로 널리 인용되고 환기됩니다. "왜 그토록 대담한 도전과 창발이, 이후 그만한 대가를 받아 내지 못한 채 업계의 만년 2인자에 머물게 하는 데에 그쳤는가?" 저자는 흥미로운 입담으로 독자의 관심과 집중을 유도한 후, 비교적 명쾌한 결론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체계화한 시장 조사와 과학적 전략 수립을 멀리한 채, 폐쇄적 자기 도취에 기반한 '직감'을 맹신한 경영은 반드시 실패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세금이란 정치 성향의 좌우,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서나 혐오되는 일생의 악덕입니다. 노동자의 피땀과 소비자의 코 묻은 돈 긁어 내는 데 혈안이 된 이들 뿐 아니라. 프리랜서이자 1인 유닛 사업가라 할 여러 진보 인사 역시 ??찬가지 태도였습니다. 예컨대 다소 유치하게 보이는 불평을 털어 놓고 있는 마크 트웨인/(납세자 명의상) 샘 클레멘스를 보십시오. 다른 여러 책에서도 지적된 바 있지만, 미국이라는 나라도 한때 최고 세율 구간이 90%에 달했던 곳이 존재한 나라였습니다. 세율이 상향 책정될수록 세수(稅收)가 증가하는 게 아니라, 특정 포인트를 넘어가면 오히려 감소한다는 결론을 도출한 래퍼 곡선도 그렇고, 적은 징수 드문 간섭이야말로 개성과 성향 불문 모든 기업가들의 이구동성 아우성이었습니다. 해적이나 반제체 폭력이 아닌, 공공 이익의 옹호 장치인 정부가 부과하는 "세금"이, 기업이 헤쳐 나가야 할 일련의 여정에서, 그 모험적 요소를 두드러지게 하는 인자로 꼽히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우면서도 씁쓸한 뒷맛을 남깁니다. 


내부 당사자가 떳떳지 못하게 취득하여 불공정하게 사용한 후 범죄적으로 주머니에 챙기는 이익은, 언제나 예민한 반응을 부르는 이슈였습니다. 축구를 보면서 가장 흥미를 반감시키는 요소라면 아마도 오프사이드 룰의 모호한 적용으로 승부 전환의 결정적 순간이 발생하는 경우를 들 수 있겠는데요. 사실 어느 경우에나 인사이더들을 경영 과정에서 무조건 배제하거나 무차별 이익 환수를 시도할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이것이 체제를 유지하는 근본 룰인 사적 자치의 원칙을 침해할 위험도 있으며, 때로는 혁신에의 유인을 뿌리에서부터 약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저자는 곡예를 하듯, 대중의 분노와 기업가의 정직한(그리고 정당한) 이윤 동기 사이에서., "경영 고유의 관점"을 마련하여 이 충돌을 어떻게 미세조정할지에 대해 공평한 시도를 벌이고 있습니다. 


"무는 개라 해도 한 번 정도는 봐 줄 수 있다." 위험이란 그것이 구체화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죄악이라 단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원칙은 구체화나 적용이 그리 용이한 게 아닙니다. "회복할 수 없는 손해"란, 일단 이익이 침해되고 난 후에야 어떤 법석과 수선을 떤다 한들 그의 구제나 옹호가 가능하질 않습니다. 법은 그래서 확정 판결 이전에 가처분 제도라는 걸 마련하고 있는데, 이 가처분이 구체적 행위를 금지하는 injunction의 형태로 발급될 때, 개인에게 (미국 같은 자유로운 나라에 사는 시민들에게는 더욱) 크나큰  충격과 제약으로 다가옵니다. 올게무스 vs 굿리치 케이스는 그래서 법학은 물론, 경영학에서도 큰 관심과 열정으로 연구되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기업에 한번 몸담고 기밀 영역에서 첨단 기술 분야를 연구했다면, 그는 이제 타 회사로 전직도 못 하고 노예처럼 묶여 기존의 직장에 과도한 봉사를 해야만 하는 걸까요? 쓸모없다 여겨지는 expenadable한 노동력은 손쉬운 정리해고의 대상이 되고, 회사에 큰 기여를 한 직원은 반대로 평생 종속의 신세를 면치 못하게 하는 기업의 행태는 일반 대중의 처지에서 공분을 살 만도 합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많은 투자를 하고 개개 직원에게 인센티브까지 지급한 마당에서, 피용인 중 누구 하나가 해당 분야의 기술과 정보를 그대로 보유한 채 자유로운 이직이 가능하게 방치한다면, 이는 조직의 성과를 한 개인이 마음대로 처분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이의를 제기할 만합니다. 이는 사실 판단하기가 그리 용이한 문제는 아닙니다. 조직의 공동성과는 조직에게 귀속되어야 하며, 팀에 충실한 직원들이 그렇지 못한 구성원들에 비해 오히려 홀대받거나 이익이 침해되는 건 누구도 동의하지 못할 부조리이지만, 한편으로 과도한 종속 계약(혹은 확장 해석)은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처사이기 때문이죠. 


1심판결은 그야말로 절묘한 선택입니다. 판결 이유에서는 굿리치 쪽에 완벽하게 손을 들어 줘 놓고, 정작 판결 주문에선 올게무스의 청구를 다 인용했는데, 그 요건 설시가 기막합니다. "굿리치는 피고를 잘못 선택했다. 그런 소송은 라텍스 사를 상대로 제기했어야 타당하며, 피고 올게무스가 이직을 못하게 막을 권원은 원고가 가지고 있지 못하다." 모두의 예상을 비껴간(심지어 올게무스의 변호사들도 전략상 거기에 포인트를 두고 방어한 게 아니었죠) 놀라운 결정인데, 사실 많은 판사들이 정치적 부담을 덜기 위해 부리는 꼼수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개(個)직원과 조직 사이에 전형적으로 빚어지는 충돌과 갈등에 대해 고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올게무스가 퇴사를 선택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를 두고서도, 의사결정 방법론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타 회사의 영입 제의(헤드헌터를 거친)를 받고 그것이 외부에 알려졌다는 사실만으로, 촉망받는 사원에서 하루아침에 천덕꾸러기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유연한 협상을 시도하지 않고 강경 고압의 자세로 나온 회사측의 잘못이 물론 큽니다. 그러나 그는 단골 치과의사가 소개해 준 변호사 몇 사람의 의견만 듣고, "회사 쪽에서 크게 짖어대기만 할 뿐, 행동으로 옮기진 못할 것"이라는 잘못된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법률 전문가라는 변호사가, 그것도 한 사람이 아닌 여러 명이 내린 이런 오판으로, 시민 한 사람을 곤경에 몰아넣은 것입니다. 승소했다고 그게 다가 아니죠. "소송을 시작하지도 못할 것"이란 낙관과 달리, 굿리치는 이번 싸움에 회사의 모든 걸 걸겠다는 듯, 의욕과 논리로 잔뜩 무장한 다른 변호사들을 잔뜩 고용하고 대응했습니다. 올게무스의 당당한 태도 때문에 그저 오기로 당초의 태도를 돌변한 게 아니지 싶습니다(한국에서라면 이런 개연성이 충분합니다만).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는 오랜 금언은 여기서 휴지조각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많은 에피소드들은 학부 과정 교과서에서 그 이름이라도 한 번은 언급되는 유명한 사례들입니다. 이 책이 탁월한 건 1) 기업가가 맞이할 수 있는 전형적 위험  요소에 대해, 아주 이질적인 영역들에서 고루 잘 뽑은 테마를 실었으며, 2) 그 테마에 대해 교육적인 연관 사례를 추출한 후, 3) 무지 구수한 입담으로 독자의 흥미를 당기고 있다는 점입니다. 제아무리 유익한 교훈이라도 재미가 없어 독자의 머리에 오래 남지 않는다면 그것도 큰 문제입니다. 이 책은 재미있고, 동시에 유익한데, 모두가 경영자의 마인드로 무장하여, 일상이 모험이 되어 버린 세상을 헤쳐나가야 하는 요즘, 친절하고 고마운 매뉴얼이 되어 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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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지간히 궁색한 처지에 몰리지 않고서야 "모험"이란 걸 하려 들지 않습니다. 아니, "모험"이란 그 자체로 기피되어야 할 악덕으로 종종 간주되기도 합니다. 과거 혁명가들은 실익 없는 관념적 쟁투에 매몰되는 경향 못지 않게, 그저 불리하게 교착된 현상만을 타개하려 무모(無謀)한 실행에 나서려는 미숙한 면모를 두고 경멸하는 뜻으로  "모험(冒險)주의"라고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나은 내일을 모색하며, 구차한 타의가 아닌 창의적 자발에 의해 미지의 위험을 무릅쓰고 그리 그 실현이 확실치도 않아 보이는 이익을 위해 탁월한 안목과 혁신의지에 의해 감행하는 기업가의 선택이란, 요즘 같은 저성장 시대(혹은 과거의 그 어떤 번영의 구간에서라 해도)에, 더욱 존중과 각광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상상 속의 뱃사람 신바드, 픽션 속의 개척자 칠해의 짐, 역사 속의 그 모든 탐험가와 정복자들... 이들의 정체성이 본질적으로 사업가였다는 점은 크게 주목할 가치가 있습니다. 


경영이란 당초에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난관과 암초를 헤치고 목적지에 도착하여, 무가치한 외관으로 본질을 가리는 원석 덩어리를 쪼아 대어 숨은 보석을 캔 후, 이의 가치를 과연 알아 볼 수 있을지나 의심되는 어리석은 대중에게서 투자 비용을 회수해야만 하는, 처음부터 끝까지 리스크로 가득한 여정입니다. 믿을 수 있는 지도와 항해 지침이 없다면, 혹은 현명한 선배들이 남긴 성공과 실패의 이정표를 참고하지 않는다면, 이는 비이성과 광기가 몰아가는 도박과 차별될 수 없고, 실제로 많은 경영자들이 이 함정에 빠져 자신과 주변을 망칩니다.





선례란 훌륭한 전범으로서건 반면교사로서건 간에, 무작정 가방 꾸려 떠나고 보는 촌사람의 만용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누구라도 수시로 들여다 보고 자신을 교정해야 할 지침입니다. 이 지침이 우리의 곁에서 자극과 경각의 기능을 멈추지 않을 때, 경영은 이제 이성인의 건전한 생업 수단이나,  정신의 침체를 방지하기 위한 멋진 "스포츠"가 될 수 있습니다. 


저자가 왜 책의 제1장에 에드셀의 유명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는지 독자는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에드셀의 실패담은 학부 과정 교과서나 케이스 스터디 수업에서 자주 원용되곤 하는 인기있는(?) 소재입니다. 다들 아시는 것처럼 헨리 포드야말로 혁신가의 전형으로 손꼽힐 만한 인물이요, 그가 남긴 숱한 명언들과 인생 족적은 바로 지금 이 순간까지도 자기계발서의 멋진 소재로 절찬리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포드  사의 한심한 실패 역시, 교과서적 토픽으로 널리 인용되고 환기됩니다. "왜 그토록 대담한 도전과 창발이, 이후 그만한 대가를 받아 내지 못한 채 업계의 만년 2인자에 머물게 하는 데에 그쳤는가?" 저자는 흥미로운 입담으로 독자의 관심과 집중을 유도한 후, 비교적 명쾌한 결론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체계화한 시장 조사와 과학적 전략 수립을 멀리한 채, 폐쇄적 자기 도취에 기반한 '직감'을 맹신한 경영은 반드시 실패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세금이란 정치 성향의 좌우,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서나 혐오되는 일생의 악덕입니다. 노동자의 피땀과 소비자의 코 묻은 돈 긁어 내는 데 혈안이 된 이들 뿐 아니라. 프리랜서이자 1인 유닛 사업가라 할 여러 진보 인사 역시 ??찬가지 태도였습니다. 예컨대 다소 유치하게 보이는 불평을 털어 놓고 있는 마크 트웨인/(납세자 명의상) 샘 클레멘스를 보십시오. 다른 여러 책에서도 지적된 바 있지만, 미국이라는 나라도 한때 최고 세율 구간이 90%에 달했던 곳이 존재한 나라였습니다. 세율이 상향 책정될수록 세수(稅收)가 증가하는 게 아니라, 특정 포인트를 넘어가면 오히려 감소한다는 결론을 도출한 래퍼 곡선도 그렇고, 적은 징수 드문 간섭이야말로 개성과 성향 불문 모든 기업가들의 이구동성 아우성이었습니다. 해적이나 반제체 폭력이 아닌, 공공 이익의 옹호 장치인 정부가 부과하는 "세금"이, 기업이 헤쳐 나가야 할 일련의 여정에서, 그 모험적 요소를 두드러지게 하는 인자로 꼽히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우면서도 씁쓸한 뒷맛을 남깁니다. 


내부 당사자가 떳떳지 못하게 취득하여 불공정하게 사용한 후 범죄적으로 주머니에 챙기는 이익은, 언제나 예민한 반응을 부르는 이슈였습니다. 축구를 보면서 가장 흥미를 반감시키는 요소라면 아마도 오프사이드 룰의 모호한 적용으로 승부 전환의 결정적 순간이 발생하는 경우를 들 수 있겠는데요. 사실 어느 경우에나 인사이더들을 경영 과정에서 무조건 배제하거나 무차별 이익 환수를 시도할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이것이 체제를 유지하는 근본 룰인 사적 자치의 원칙을 침해할 위험도 있으며, 때로는 혁신에의 유인을 뿌리에서부터 약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저자는 곡예를 하듯, 대중의 분노와 기업가의 정직한(그리고 정당한) 이윤 동기 사이에서., "경영 고유의 관점"을 마련하여 이 충돌을 어떻게 미세조정할지에 대해 공평한 시도를 벌이고 있습니다.





"무는 개라 해도 한 번 정도는 봐 줄 수 있다." 위험이란 그것이 구체화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죄악이라 단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원칙은 구체화나 적용이 그리 용이한 게 아닙니다. "회복할 수 없는 손해"란, 일단 이익이 침해되고 난 후에야 어떤 법석과 수선을 떤다 한들 그의 구제나 옹호가 가능하질 않습니다. 법은 그래서 확정 판결 이전에 가처분 제도라는 걸 마련하고 있는데, 이 가처분이 구체적 행위를 금지하는 injunction의 형태로 발급될 때, 개인에게 (미국 같은 자유로운 나라에 사는 시민들에게는 더욱) 크나큰  충격과 제약으로 다가옵니다. 올게무스 vs 굿리치 케이스는 그래서 법학은 물론, 경영학에서도 큰 관심과 열정으로 연구되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기업에 한번 몸담고 기밀 영역에서 첨단 기술 분야를 연구했다면, 그는 이제 타 회사로 전직도 못 하고 노예처럼 묶여 기존의 직장에 과도한 봉사를 해야만 하는 걸까요? 쓸모없다 여겨지는 expenadable한 노동력은 손쉬운 정리해고의 대상이 되고, 회사에 큰 기여를 한 직원은 반대로 평생 종속의 신세를 면치 못하게 하는 기업의 행태는 일반 대중의 처지에서 공분을 살 만도 합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많은 투자를 하고 개개 직원에게 인센티브까지 지급한 마당에서, 피용인 중 누구 하나가 해당 분야의 기술과 정보를 그대로 보유한 채 자유로운 이직이 가능하게 방치한다면, 이는 조직의 성과를 한 개인이 마음대로 처분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이의를 제기할 만합니다. 이는 사실 판단하기가 그리 용이한 문제는 아닙니다. 조직의 공동성과는 조직에게 귀속되어야 하며, 팀에 충실한 직원들이 그렇지 못한 구성원들에 비해 오히려 홀대받거나 이익이 침해되는 건 누구도 동의하지 못할 부조리이지만, 한편으로 과도한 종속 계약(혹은 확장 해석)은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처사이기 때문이죠. 


1심판결은 그야말로 절묘한 선택입니다. 판결 이유에서는 굿리치 쪽에 완벽하게 손을 들어 줘 놓고, 정작 판결 주문에선 올게무스의 청구를 다 인용했는데, 그 요건 설시가 기막합니다. "굿리치는 피고를 잘못 선택했다. 그런 소송은 라텍스 사를 상대로 제기했어야 타당하며, 피고 올게무스가 이직을 못하게 막을 권원은 원고가 가지고 있지 못하다." 모두의 예상을 비껴간(심지어 올게무스의 변호사들도 전략상 거기에 포인트를 두고 방어한 게 아니었죠) 놀라운 결정인데, 사실 많은 판사들이 정치적 부담을 덜기 위해 부리는 꼼수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개(個)직원과 조직 사이에 전형적으로 빚어지는 충돌과 갈등에 대해 고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올게무스가 퇴사를 선택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를 두고서도, 의사결정 방법론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타 회사의 영입 제의(헤드헌터를 거친)를 받고 그것이 외부에 알려졌다는 사실만으로, 촉망받는 사원에서 하루아침에 천덕꾸러기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유연한 협상을 시도하지 않고 강경 고압의 자세로 나온 회사측의 잘못이 물론 큽니다. 그러나 그는 단골 치과의사가 소개해 준 변호사 몇 사람의 의견만 듣고, "회사 쪽에서 크게 짖어대기만 할 뿐, 행동으로 옮기진 못할 것"이라는 잘못된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법률 전문가라는 변호사가, 그것도 한 사람이 아닌 여러 명이 내린 이런 오판으로, 시민 한 사람을 곤경에 몰아넣은 것입니다. 승소했다고 그게 다가 아니죠. "소송을 시작하지도 못할 것"이란 낙관과 달리, 굿리치는 이번 싸움에 회사의 모든 걸 걸겠다는 듯, 의욕과 논리로 잔뜩 무장한 다른 변호사들을 잔뜩 고용하고 대응했습니다. 올게무스의 당당한 태도 때문에 그저 오기로 당초의 태도를 돌변한 게 아니지 싶습니다(한국에서라면 이런 개연성이 충분합니다만).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는 오랜 금언은 여기서 휴지조각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많은 에피소드들은 학부 과정 교과서에서 그 이름이라도 한 번은 언급되는 유명한 사례들입니다. 이 책이 탁월한 건 1) 기업가가 맞이할 수 있는 전형적 위험  요소에 대해, 아주 이질적인 영역들에서 고루 잘 뽑은 테마를 실었으며, 2) 그 테마에 대해 교육적인 연관 사례를 추출한 후, 3) 무지 구수한 입담으로 독자의 흥미를 당기고 있다는 점입니다. 제아무리 유익한 교훈이라도 재미가 없어 독자의 머리에 오래 남지 않는다면 그것도 큰 문제입니다. 이 책은 재미있고, 동시에 유익한데, 모두가 경영자의 마인드로 무장하여, 일상이 모험이 되어 버린 세상을 헤쳐나가야 하는 요즘, 친절하고 고마운 매뉴얼이 되어 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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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가 자신의 홈페이지와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내가 읽은 최고의 경영서"라고 추천하면서 43년 만에 다시 출간된 경영서의 고전. [경영의 모험]은 시간이 오래 흘러도 변치 않는 기업의 본질과 기업의 생태계 안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인간의 본성을 깊이 들여다보는 책으로, 미국의 주요 언론은 이 책을 "경영서의 고전(A Business Classic)"이라 평가하며 "기업의 리더는 물론, 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읽어야 할 고전"이라고 썼다. 성공을 향한 무모한 도전과 돌이킬 수 없는 실패 속에서도 불멸의 가치를 찾는 모험을 멈추지 않았던 사람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쉴 틈 없이 펼쳐진다. [경영의 모험]은 튼튼한 기업을 경영하고, 가치를 창조하는 원칙들이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빌 게이츠에게 [경영의 모험]을 처음 빌려준 사람이 다름 아닌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이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이 책은 ‘억만장자의 바이블’이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출간 직후 단숨에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내가 읽은 최고의 경영서." - 빌 게이츠성공을 향한 무모한 도전과 돌이킬 수 없는 실패 속에서도불멸의 가치를 찾는 모험을 멈추지 않았던 사람들의 역사워렌 버핏이 빌 게이츠에게 추천하고빌 게이츠가 전 세계 독자들에게 추천한 책!1969년. 책 한 권이 출간되었다. [경영의 모험Business Adventures]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 책은 [뉴요커]의 금융 부문 저널리스트인 존 브룩스(John Brooks)란 작가가 쓴 것이었는데, 비즈니스와 금융에 관한 뛰어난 글로 이미 많은 언론에게서 "압도적으로 뛰어나다."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 사람이었다. [경영의 모험]에는 존 브룩스에게 비즈니스와 금융 부문에서 가장 뛰어난 기자에게 수여하는 제럴드 롭 상(Gerald Loeb Award)을 안겨준 글들도 포함되었다. [뉴욕타임스]는 "그는 놀라운 작가였다. 그는 단순명쾌한 이야기나 문장으로 인물을 압축해서 설명하는 특별한 재능을 지닌 천부적인 이야기꾼이자 매우 비상한 사람이었다."라고 말했다.1991년. 빌 게이츠가 워렌 버핏을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빌 게이츠는 ‘오마하의 현인’,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에게 제일 좋아하는 경영 관련 서적이 있다면 추천해줄 수 있겠냐고 물었다. 워렌 버핏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존 브룩스의 [경영의 모험]이라네. 이 책을 보내주지."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빌 게이츠는 [경영의 모험]은커녕 존 브룩스란 이름도 낯설기만 했다.2014년 여름. 빌 게이츠는 자신의 홈페이지와 [월스트리트저널]에 "내가 읽은 최고의 경영서"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빌 게이츠는 "워렌 버핏에게 책을 빌린 지 20년도 더 지났으며, 초판이 나온 지 4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 [경영의 모험]은 내가 지금까지 읽은 최고의 경영서로 남아 있다. 존 브룩스는 지금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경영서 작가이다."라고 말했다. 빌 게이츠는 이 책에 담긴 내용들이 왜 아직까지 불변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고, 특히 ‘제록스 제록스 제록스 제록스’에 대해 ‘저널리즘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릴 만하다고 평가했다. 빌 게이츠는 [경영의 모험]의 재출간을 돕기 위해 팀까지 만들어 저작권자인 존 브룩스의 아들을 찾아냈고, 결국 43년 만에 책을 살려냈다. 이와 같은 이야기들이 전해지면서 [경영의 모험]은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순식간에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은 물론, 대중성 있는 소설들을 모두 제쳤다.오늘날의 빌 게이츠를 만든 경영서의 고전!시간이 흐를수록 가치를 더해가는 성공과 좌절의 기록들[경영의 모험]은 주식 시장, 세금, 신제품 개발, 기업 협력과 같은 경영의 역사에 깊이 각인된 흥미진진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기업가 본연의 정신, 기업의 내부 소통 문제처럼 시간이 흘러도 풀릴 듯 풀리지 않는 숙제들에 얽힌 상징적인 사건들을 깊이 파고든다. 책에 수록된 총 12편의 에피소드는 크게 세 가지 주제로 나뉜다. 5편은 포드자동차회사의 신차 개발 프로젝트, 제록스라는 혁신 기업의 탄생 과정, 기업가 정신의 본질, 기업 조직에서의 소통 문제, 기업 비밀 보호법과 인사 관리 등에 관한 상세한 사례들로 오늘날까지도 기업과 그를 둘러싼 중요한 문제적 쟁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다른 5편은 급격한 주가 변동, 내부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주식 거래, 투자자 보호 문제, 주가 조작, 주주 총회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 등, 증권 시장 관련 주제들로, 자본을 둘러싼 인간의 탐욕과 좌절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소득세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맞서는 주장들, 파운드화의 평가 절하를 둘러싸고 벌어진 국제적 공조 등을 다룬 2편의 이야기는 현재 우리나라의 거시경제 정책 관련 이슈와 긴밀히 맞닿아 있다.포드자동차회사 역사상 사상 최악의 실패작으로 기록된 자동차 에드셀(Edsel) 출시의 전 과정에 얽힌 드라마틱한 이야기, 제록스가 보여준 기업의 사회적 책무와 진정한 기업가 정신에 대한 반성적 교훈, 시골 출신의 한 기업가가 월스트리트의 뉴욕증권거래소를 상대로 용감하게 맞서 싸운(그러나 처참하게 패배한) 흥미진진한 이야기 등, 저자는 비록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변치 않는 비즈니스의 다채로운 측면을 능수능란하게 펼쳐 보여준다.빌 게이츠는 "이 책의 내용은 오래됐음에도 여전히 유효한 게 아니라 오래됐기 때문에 유효하다. 존 브룩스의 책은 사실 인간 본성에 관한 것이고, 바로 그래서 시간을 초월한다."라고 설명한다. 성공을 향해 무모한 도전을 감행하고, 돌이킬 수 없는 실패로 번번이 좌절하는 굴곡 많은 비즈니스의 역사 속에서 마지막에 남겨진 것은 돈도 권력도 명예도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위기에 직면했을 때 함께 힘을 모아 해결책을 찾거나, 눈앞에 놓인 이익에 몰두하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과 의무에 충실하려 했던 수많은 개인들의 탁월한 면면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한 개인이나 거대 기업의 역사적인 실패 사례에서조차 우리가 참조할 만한 이정표를 찾아내 제시한다. 가령, 포드자동차회사의 에드셀 이야기에서 성공한 사람은 결코 알 수 없는 어떤 장엄함을 실패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시대가 왔음을 알리기도 하고, 제너럴일렉트릭의 가격 담합 사건에서 불거진 상사와 부하 직원 간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자기 자신과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근원적 문제 제기로 자연스럽게 옮겨간다. 비즈니스의 본질과 인간의 본성을 찾아가는 모험완벽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고전 읽기, [경영의 모험][뉴욕타임스]는 이 책의 진정한 가치가 역사의 패턴을 이해하는 데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존 브룩스는 제록스, 제너럴일렉트릭, 포드와 같은 여러 기업들의 영광과 고난을 연대기적으로 역사에 기록했다. 비즈니스에 관한 그의 글들은 사회사, 문학, 예술적으로 참조할 만한 내용, 그리고 위트로 가득하다." 이 책에 수록된 12가지 경영의 모험에 대한 이야기는 저자의 오랜 취재, 그리고 사건 사고의 현장에 있었던 수많은 인물들과의 생생한 인터뷰를 통해 완성되는데, 그 이야기들을 찬찬히 따라 가다 보면 어느새 경영의 울타리를 벗어나 문학과 예술, 역사와 사회의 영토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된다. [경영의 모험]이 지닌 고전으로서의 또 다른 가치는 이러한 연속성과 확장성에 있다. 시간이 흐른 오늘날까지도 생생한 느낌을 전해주는 이유는 이야기 한 편 한 편이 깊이와 넓이에서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숙련된 경영인이나 현재 비즈니스 현장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도,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이 책은 예상하지 못했던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이처럼 비즈니스의 영광과 고난의 역사가 집약된 [경영의 모험]이 오늘날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는 명쾌하다. 기업 경영과 가치의 창출 방식은 돈이나 성과가 아닌 바로 ‘인간’과 수많은 ‘인간적인 관계’를 통해서 ‘멋지고 아름답게’ 실현된다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이 책은 튼튼한 기업을 경영하고, 가치를 창조하는 원칙들이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는, 그리고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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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가 자신의 홈페이지와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내가 읽은 최고의 경영서"라고 추천하면서 43년 만에 다시 출간된 경영서의 고전. [경영의 모험]은 시간이 오래 흘러도 변치 않는 기업의 본질과 기업의 생태계 안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인간의 본성을 깊이 들여다보는 책으로, 미국의 주요 언론은 이 책을 "경영서의 고전(A Business Classic)"이라 평가하며 "기업의 리더는 물론, 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읽어야 할 고전"이라고 썼다. 


성공을 향한 무모한 도전과 돌이킬 수 없는 실패 속에서도 불멸의 가치를 찾는 모험을 멈추지 않았던 사람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쉴 틈 없이 펼쳐진다. [경영의 모험]은 튼튼한 기업을 경영하고, 가치를 창조하는 원칙들이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빌 게이츠에게 [경영의 모험]을 처음 빌려준 사람이 다름 아닌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이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이 책은 ‘억만장자의 바이블’이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출간 직후 단숨에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성공을 향한 무모한 도전과 돌이킬 수 없는 실패 속에서도

불멸의 가치를 찾는 모험을 멈추지 않았던 사람들의 역사


워렌 버핏이 빌 게이츠에게 추천하고

빌 게이츠가 전 세계 독자들에게 추천한 책!


1969년. 책 한 권이 출간되었다. [경영의 모험Business Adventures]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 책은 [뉴요커]의 금융 부문 저널리스트인 존 브룩스(John Brooks)란 작가가 쓴 것이었는데, 비즈니스와 금융에 관한 뛰어난 글로 이미 많은 언론에게서 "압도적으로 뛰어나다."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 사람이었다. [경영의 모험]에는 존 브룩스에게 비즈니스와 금융 부문에서 가장 뛰어난 기자에게 수여하는 제럴드 롭 상(Gerald Loeb Award)을 안겨준 글들도 포함되었다. [뉴욕타임스]는 "그는 놀라운 작가였다. 그는 단순명쾌한 이야기나 문장으로 인물을 압축해서 설명하는 특별한 재능을 지닌 천부적인 이야기꾼이자 매우 비상한 사람이었다."라고 말했다.


1991년. 빌 게이츠가 워렌 버핏을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빌 게이츠는 ‘오마하의 현인’,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에게 제일 좋아하는 경영 관련 서적이 있다면 추천해줄 수 있겠냐고 물었다. 워렌 버핏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존 브룩스의 [경영의 모험]이라네. 이 책을 보내주지."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빌 게이츠는 [경영의 모험]은커녕 존 브룩스란 이름도 낯설기만 했다.


2014년 여름. 빌 게이츠는 자신의 홈페이지와 [월스트리트저널]에 "내가 읽은 최고의 경영서"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빌 게이츠는 "워렌 버핏에게 책을 빌린 지 20년도 더 지났으며, 초판이 나온 지 4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 [경영의 모험]은 내가 지금까지 읽은 최고의 경영서로 남아 있다. 존 브룩스는 지금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경영서 작가이다."라고 말했다. 


빌 게이츠는 이 책에 담긴 내용들이 왜 아직까지 불변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고, 특히 ‘제록스 제록스 제록스 제록스’에 대해 ‘저널리즘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릴 만하다고 평가했다. 빌 게이츠는 [경영의 모험]의 재출간을 돕기 위해 팀까지 만들어 저작권자인 존 브룩스의 아들을 찾아냈고, 결국 43년 만에 책을 살려냈다. 이와 같은 이야기들이 전해지면서 [경영의 모험]은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순식간에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은 물론, 대중성 있는 소설들을 모두 제쳤다.


오늘날의 빌 게이츠를 만든 경영서의 고전!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를 더해가는 성공과 좌절의 기록들


[경영의 모험]은 주식 시장, 세금, 신제품 개발, 기업 협력과 같은 경영의 역사에 깊이 각인된 흥미진진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기업가 본연의 정신, 기업의 내부 소통 문제처럼 시간이 흘러도 풀릴 듯 풀리지 않는 숙제들에 얽힌 상징적인 사건들을 깊이 파고든다. 


책에 수록된 총 12편의 에피소드는 크게 세 가지 주제로 나뉜다. 5편은 포드자동차회사의 신차 개발 프로젝트, 제록스라는 혁신 기업의 탄생 과정, 기업가 정신의 본질, 기업 조직에서의 소통 문제, 기업 비밀 보호법과 인사 관리 등에 관한 상세한 사례들로 오늘날까지도 기업과 그를 둘러싼 중요한 문제적 쟁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다른 5편은 급격한 주가 변동, 내부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주식 거래, 투자자 보호 문제, 주가 조작, 주주 총회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 등, 증권 시장 관련 주제들로, 자본을 둘러싼 인간의 탐욕과 좌절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소득세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맞서는 주장들, 파운드화의 평가 절하를 둘러싸고 벌어진 국제적 공조 등을 다룬 2편의 이야기는 현재 우리나라의 거시경제 정책 관련 이슈와 긴밀히 맞닿아 있다.

포드자동차회사 역사상 사상 최악의 실패작으로 기록된 자동차 에드셀(Edsel) 출시의 전 과정에 얽힌 드라마틱한 이야기, 제록스가 보여준 기업의 사회적 책무와 진정한 기업가 정신에 대한 반성적 교훈, 시골 출신의 한 기업가가 월스트리트의 뉴욕증권거래소를 상대로 용감하게 맞서 싸운(그러나 처참하게 패배한) 흥미진진한 이야기 등, 저자는 비록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변치 않는 비즈니스의 다채로운 측면을 능수능란하게 펼쳐 보여준다.

빌 게이츠는 "이 책의 내용은 오래됐음에도 여전히 유효한 게 아니라 오래됐기 때문에 유효하다. 존 브룩스의 책은 사실 인간 본성에 관한 것이고, 바로 그래서 시간을 초월한다."라고 설명한다. 

성공을 향해 무모한 도전을 감행하고, 돌이킬 수 없는 실패로 번번이 좌절하는 굴곡 많은 비즈니스의 역사 속에서 마지막에 남겨진 것은 돈도 권력도 명예도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위기에 직면했을 때 함께 힘을 모아 해결책을 찾거나, 눈앞에 놓인 이익에 몰두하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과 의무에 충실하려 했던 수많은 개인들의 탁월한 면면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한 개인이나 거대 기업의 역사적인 실패 사례에서조차 우리가 참조할 만한 이정표를 찾아내 제시한다. 가령, 포드자동차회사의 에드셀 이야기에서 성공한 사람은 결코 알 수 없는 어떤 장엄함을 실패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시대가 왔음을 알리기도 하고, 제너럴일렉트릭의 가격 담합 사건에서 불거진 상사와 부하 직원 간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자기 자신과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근원적 문제 제기로 자연스럽게 옮겨간다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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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게이츠가 ”내가 읽은 최고의 경영서”라고 극찬했다는 책, 워렌버핏이 빌게이츠에게 추천한 책이라는 화제의 책. 나는 이책 『경영의 모험』을 처음 접했을 때, 이 책이 얼마나 훌륭한지 보다는 빌게이츠와 워렌버핏이 추천할 정도로 이 책이 나에게 부자되는 방법이나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줄 것이냐가 더 중요한 관심사였다. 책을 옆으로 세우니 이 책의 두께가 어느정도인지 한순간에 느낌이 왔다. 많이 두껍다, 이렇게 두꺼운 책을 어떻게 다 읽을까 걱정이 앞섰다.

책 날개에 있는 저자 소개를 읽고 많은 사람들의 책에 대한 소견을 읽으니 모두 한결같이 이 책이 훌륭하다는 말뿐. 다른 유명 책과 별반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한채 들어가는 글을 읽어보니 저자의 글도 옮긴이의 글도 아닌 서울대 경영대학 이동기 교수의 감수의 글 - 시대가 바뀌어도 반드시 읽어야 할 경영의 고전 (부제, 경영의 모험이 지금 우리에게 유효한 이유)이라는 독자의 리뷰였다. 한마디로 40년이 더 지난 고전이지만 빌게이츠가 극찬한 이유가 충분히 있다며 기업경영인은 물론 모든 사람들이 읽어보기를 권장하는 글이었다. 역사의 지혜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는 단언까지.

뭔가 색다르다는 것을 느끼면서 차례를 보니 모두 12가지의 제목이 있고 부재가 붙여져 있다. 제목과 부재로도 한가지 주제를 다루지 않고 서로 다른 독립된 주제를 다루고 있는 베스트 기사거리 12가지의 모음집이라고 표현하는게 더 낳을 듯 싶다. 나는 두꺼운 책에 대한 부담감과 분량이 많은 부분에 대한 압박감을 조금이라도 덜어야겠다는 요량과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을 좀 더 빨리 느껴보겠다는 얄궂은 생각으로 분량이 가장 적은 7편부터 읽기 시작했다. 저자의 키워드와 사건을 바라보는 잣대, 사건의 재구성 능력이 남달라 보였다. 미국에서 40년이 지난 일인데도 현재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이와 똑같은 일들이 수많은 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그들 나름대로의 커뮤니케이션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니... 저자가 이 책의 제목이 왜 비즈니스 모험인지 금방 이해할 수 있었다.

제1편은 포드자동차회사의 신차 개발 프로젝트, 포드자동차회사 역사상 사상 최악의 실패작으로 기록된 신차 에드셀의 개발 프로젝트, 이와 관련된 얽히고 설힌 무궁무진한 이야기거리가 생각보다 재미있다. 제2편은 미국의 소득세에 관한 이야기 또한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상식을 초월한 기업가나 경연인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것들을 저자는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3편과 4편은 주식에 관한 이야기. 특히 4편은 1962년 미국의 주가 폭락에 대하여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사흘간 벌어진 주가 폭락의 위기를 초래한 매도 주도세력이 누구였으며, 위기로부터 벗어나게 한 매수세력은 누구였는지 저자가 아니라면 감히 엄두도 못낼 이야기거리가 한편 한편에 잘 녹아져있다.

제5편 재록스 제록스 제록스 제록스는 제록스라는 혁신 기업이 탄생하는 과정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무와 진정한 기업가 정신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갖어야 할 듯 싶다. 특히 가장 먼저 읽었던 제7편은 기업조직에서의 소통문제, 제너럴일렉트릭의 가격 담합 사건에서 불거진 상사와 부하 직원 간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7편의 이야기거리를 만들기 위해 전기제조산업의 가격담합과 감합 입찰공모를 조사한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 반트러스트와 독점에 관한 소위원회 청문회와 관련된 1497페이지에 달하는 많은 분량의 간행물을 입수하여 정독한 후 이것을 근거로 기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담함과 거짓말, 기업가들이 말하던 커뮤니케이션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깨닫게한 그 사건의 전모를 기자출신답게 세밀하고 전개해 나갔다.

저자에 대한 또 다른 일면은 제10편에 나온다. 주주총회에 관한 이야기거리를 다루고 있는 10편을 위해 저자는 대부분의 주주총회가 개최되는 시기에 주요 기업 주주총회 현장을 직접 참관하여 보고 듣고 느낀, 주주총회를 이글어 가는 의정과 예리한 질문을 위해 등장하는 강성 주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주주총회의 생생한 목소리, 현장 분위기를 사실 그대로 표현해 놓았다. 주주총회에 단 한번도 참석해보지 못한 독자라도 저자의 발품과 눈과 귀, 손의 적분에 주주총회에 다녀온 느낌을 받을 정도다. 저자는 12편의 이야기거리를 다루면서 각 주제별로 기업, 금융, 경제 관련 사건이나 이슈를 저널리스트의 관점에서 심층적으로 정리분석하면서 사건과 인물들에 대한 각각의 객관성과 개성을 재창조해 내고 있다.

이 책은 그 두께에서 느꼈던 부담감이 책을 읽는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점점 사라져 간다. 그만큼 책이 흥미진진하다. 읽기 쉽게 이야기 하듯이 재미있게 꾸몄다. 술술 읽혀진다. 외우거나 카피할 이유도 없으니 부담도 없다.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그저 읽다보면 저자가 무엇인가 문제점을 제시해준다. 이야기거리에 빠져들면 끝까지 읽어야만 궁금증이 해결된다. 저자가 제시한 문제점도 저자 스스로 해답을 이끌어 간다. 빌게이츠는 “다른 경영서 저자들과 달리 성공에 대한 교훈을 단순화하거나 목록화하지 않고, 주제에 대해 깊게 관찰한 뒤 주요한 인물과 사건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소개한다”며 “40년이 지나도 경영의 기본은 변하지 않았다. 브룩스의 통찰은 여전히 의미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책이 유효한 것은 도전에 직면한 경영자들의 강점과 약점 등 인간 본성에 대해 다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책은 기업가나 경영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아마도 그래서 빌게이츠가 “내가 읽은 최고의 경영서”라고 극찬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그렇게까지 극찬할 정도로 최고의 경영서는 아니다. 경영서라기보다는 기업경영간에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저자는 새로운 이론이나 철학, 경영지침을 만들어 내지않고 미국의 실제 있었던 사건들을 수많은 자료와 인터뷰를 통해 기자의 경력과 노하우를 밑바탕으로 40년이 지난 현재에도 세계 어느 곳에서나 동일한 일들이 연속되는 역사를 다루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이 책은 기업경영인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읽어야 할 필독서가 아닐가 싶다.






인터파크/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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