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바람직하게 살 수 있을까? 운명은 어떤 역할을 할까? 돈은 어떤 역할을 할까? 행복의 정체는 뭘까? 이런 질문에 수많은 답이 있었지만, 많은 답들이 결국엔 실망스러웠다. 왜 그럴까.
사실 좋은 삶은 대단한 뭔가를 추구하기 위전에 멍청한 것, 어리석은 것, 잘못된 것 등을 피할 때 이루어진다. 즉,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을 안 할 때 삶은 풍성해진다. 그런데 문제는 무엇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안 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 우리가 매번 빠지는 인생의 오류들을 잘 피해가는 법을 알려주는 생각의 도구들이 있다. 이런 도구들이 있으면 행복해지기 이전에 우선 불행부터 피해갈 수 있다. 적어도 확률은 높여준다. 이건 확실하다.
PART 1 좋은 삶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일까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 마음의 기술 / 심리 계좌
1만 원짜리 지폐를 우연히 길에서 줍는다면 일해서 번 1만 원보다 더 쉽게 써버릴 것이다. 반대로 와인 한 잔이 1만 원이라고 할 때, 1만 5천 원을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소비를 절제할 수 있다. 이런 심리 계좌가 발휘하는 힘은 생각보다 강력하다.
완벽한 설정은 없다 / 수정의 기술
당신이 수정을 내키지 않아 하는 이유는 실패를 처음에 계획을 잘못 세운 탓이라고 해석하기 때문이다. 잘못된 생각이다. 계획은 완벽할 수 없고, 어쩌다 수정 없이 실현된다면 그것은 순전히 우연이다.
디저트 거절하기 / 타협 없는 전략
중요한 문제에서 융통성은 유익하기보다 함정이 될 때가 많다. 한번 서약한 것을 그대로 밀고 나감으로써, 융통성 있는 태도로는 도달하지 못하는 장기적인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세상은 당신의 감정에 관심 없다 / 블랙박스 사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현실이라도 받아들여야 한다. 머릿속에 자신만의 블랙박스를 만들어라.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순간은 물론 지우고 싶은 실패까지 그 과정에서 머릿속을 스쳤던 모든 생각을 기록해보라.
그것은 내 삶에 정말 유익한가 / 역생산성
내가 손에 넣는 신기술들이 시간과 돈을 아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원가를 계산해보라. 이런 절약 효과는 물거품이다. 좋은 삶의 기본 원칙은 그 기술이 내게 정말 필요한지 냉정하게 계산해보는 것이다.
틀린 것을 피하면 옳은 것이 온다 / 부정의 기술
‘하지 않는 것, 절제하는 것’이 삶을 풍성하게 만든다. 그러나 삶에서 되도록 다운사이즈 쪽을 제거하는 데 집중하라. 현실적으로 좋은 삶을 얻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과연 성공이 노력 때문일까 / 난소 복권
작은 것이든 큰 것이든 당신이 이렇게 성공한 것이 당신 자신의 노력과 의지력 때문이라고 믿는다면, 그 의지력 역시도 유전자와 환경의 협연 덕분임을 기억하고 감사하자. 더 행복해질 것이다.
부정적인 감정들을 날아가게 하는 법 / 자기관찰의 착각
감정을 어디에선가 나를 찾아왔다가 다시 사라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감덩들이 더 이상 나를 ‘차지’하지 못한다. 그런 ‘사라지는 것’에 너무 좌우되지 말자. 편안하고 가볍게 대하면, 무슨 일이 닥쳐도 어느 정도 침착할 수 있다.
솔직해서 좋다는 거짓말 / 인간은 겉과 속이 다른 동물
솔직함은 파트너나 가까운 친구 관계에서는 꼭 지켜야 하는 중요한 특성이지만, 일시적인 만남이나 공적인 관계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잘 살펴보라. 우리가 존경하는 이들일수록 자기 본심을 드러내는 데 매우 신중하다.
성공한 이들은 ‘아니오’를 말한다 / 무조건 5초 세기
사랑받지 못할 위험을 감수하고 부탁을 거절하는 것이 그 반대보다 낫다. 부탁을 들어주는 일과 상대를 위하는 마음이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건 일관적인 태도다.
카리브해에 산다고 행복하지 않다 / 초점의 오류
되도록 거리를 두고 자신의 삶을 바라보라. 그러면 지금 굉장히 중요해 보이는 것들이 아주 작은 점으로 축소된다. 그리고 알게 된다. 그 점은 전체적인 그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사들인 물건은 어떻게 공중분해 되는가 / 마이너스 행복
결국 인생에서 내가 오롯이 가질 수 있는 것은 경험뿐이다. 그러므로 좋은 삶을 원한다면 경험에, 특히 행복한 경험에 더 많이 투자하라.
연봉이 얼마나 되면 행복할까 / 재정적 완충장치
부는 상대적이다. 다른 사람과 비교가 될 뿐 아니라, 자신의 과거와도 비교가 된다. 결국 가난의 최저 한계선만 벗어난다면 돈은 해석의 문제가 된다. 돈이 당신을 행복하게 할지 안 할지는 오직 당신 손에 달려 있다.
PART 2 가치 있는 것만 남기기
14. 언제 게임을 멈출지 아는 것 / 능력의 범위
나의 능력의 범위를 알 때 비로소 기존의 것에서 탈피할 수 있다. 그래야 착각하지 않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정확히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15. 투기와 투자의 차이를 이해하라 / 꾸준함의 비밀
당신은 투기를 하는가 투자를 하는가. 단기간의 성공을 원하는 투기자와 다르게, 투자자는 시장과 상관없이 장기적으로 투자한다. 삶의 진리는 느리고 지루한, 장기적인 과정만이 최상의 결과를 도출한다는 것이다.
16. 맹목적 열정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 / 소명에 대한 믿음
원대한 목표를 추구하라는 말에 쉽게 속지 말라. 객관적인 판단력 없이 맹목적 열정으로 소명을 좇는 사람은 십중팔구 불행한 삶을 살게 된다.
17. 생각보다 평판은 중요하지 않다 / 내면의 점수표
사람들이 당신을 추켜세우든, 험담을 하든, 그것이 당신 삶에 미치는 실제적인 효과는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적다. 그러므로 지금 당장 그런 평판으로부터 자유로워져라.
18. 사람은 변하기 어렵다는 진실 / 영리한 기업가가 사람을 뽑는 법
사람은 자신의 성격은 변화시킬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변화시킬 수 없다. 배우자나 자녀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좋은 삶을 위한 가장 중요한 규칙 중 하나는 상대를 변화시켜야 하는 상황을 피하는 것이다.
19. 이룰 수 있는 목표와 그렇지 않은 목표 / 삶의 작은 의미
부가 삶의 목표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높은 수입이 삶의 만족감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의외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행복과 불행을 좌우하는 것은 돈이 아니다. 목표를 달성했는지 여부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라.
20. 당신의 삶이 사진첩이 아닌 이유 / 두 개의 자아
기억에는 장밋빛 안경이 작용한다. 나중에 돌아보면 많은 것들이 더 좋게 보인다. 이렇게 기억은 시스템 오류에 취약하기 때문에 기억력을 신뢰해서는 안 된다.
21. 체험이 기억보다 낫다 / 기억의 계좌
멋진 기억이 많다고 행복하거나 좋은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행복이나 만족은 현재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 체험하는 것에 집중하자.
22. 당신의 인생은 인과적이지 않다 / 자기 위주 편향
역사를 배우는 것은 세상일의 대부분이 우연적이고 혹은 운명적이라는 것을 알기 위해서다. 세상은 꼭 이유와 결과로 움직이지 않는다. 특히 이런 태도는 불행을 대할 때 특히 도움이 된다. 나쁜 일은 그냥 벌어지는 것일 뿐이다.
23. 죽음에 대한 생각은 시간 낭비 / 제임스 딘 효과
좋은 삶을 살다가 임종 때 몇 시간 힘든 것이, 괴로운 인생을 보내고 마지막에 아름답게 죽는 것보다 더 낫다. 그러니 좋은 죽음에 대한 생각으로 시간을 낭비 말자.
24. 과거의 상처로부터 벗어나려면 / 자기 연민의 소용돌이
자기 연민은 아무 것도 변화시키지 못한다. 그 속에서 오래 허우적거릴수록 더 나빠지기만 한다. 그러니 자기 연민의 기미가 조금이라도 감지되면, 곧장 이 위험한 소용돌이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라.
25. 즐거움과 의미는 양립할 수 있을까 / 행복의 기본 요소
쾌락과 의미가 배치된다는 생각을 버려라. 좋은 삶은 의미와 즐거움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능력에 달려 있을 뿐이다.
PART 3 인생의 주도권을 쥐는 법
26. 타협할 수 없는 원칙 정하기 / 품위의 범위
자신에게 품위의 범위가 생기는 것은 인격적으로 성숙했다는 신호다. 그것이 크거나 작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나 자신이 그런 범위를 갖고 있는 사람인지가 중요하다.
27. 세상은 언제나 당신의 취향을 공격한다 / 품위의 방어
자신을 보호하는 품위의 범위는 외부로부터 공격당할 때 비로소 제 능력을 발휘한다. 품위의 범위가 인생의 보호막인 이유는 이것이 삶의 주도권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28. 돈을 주어도 팔지 않을 것들이 있는가 / 악마의 계약
경제적 가치를 두고 품위의 범위를 명확하게 설정하지 않은 사람은 유혹적인 거래 제안이 올 때마다 새롭게 숙고해야 한다. 그러면 시간낭비가 심할 뿐 아니라, 자아존중감과 명성에도 금이 간다. 얼마나 많은 돈을 제시하든 안 되는 건 안되는 것이다.
29. 진짜 걱정만 남기고 해결하는 법 / 만성적 두려움
스토아학파 철학자들은 걱정거리를 날려버리기 위해, 당신이 어떻게 해볼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라고 했다. 어떻게 해볼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조치를 취라라. 그러나 영향을 끼칠 수 없는 일은 더 이상 생각하지 말라.
30. 모든 것에 뚜렷할 필요는 없다 / 의견의 과부하
모든 것에 대해 의견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은 해방감을 선사해준다. 의견이 없다고 지적으로 부족한 사람이 아니다. 오늘날 진짜 문제는 정보의 과부하가 아니라 의견의 과부하다.
31. 실패를 대하는 나만의 방식 / 정신적 요새
나의 생각과 사고의 도구, 불행과 상실과 실패를 스스로 해석하는 자기만의 방식을 가져라. 그러면 아무도 당신에게서 행복을 앗아갈 수 없다.
32. 언제나 나보다 잘나가는 사람은 있다 / 질투의 독성
흥미롭게도 우리는 대단한 사람보다는 자신과 나이, 직업, 환경, 삶의 방식이 비슷한 사람들을 질투한다. 테니스선수는 테니스선수들과 비교하고, 전문경영인은 전문경영인들과, 작가는 작가들과 비교한다. 아무와도 비교하지 말라. 질투에서 자유롭지 않은 사람은 행복할 수 없다.
33 애초에 문제를 피하는 것이 이익이다 / 예방의 지혜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보다 피해가는 것이 더 간단하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은 ‘예방하는 것이 바로 지혜’라는 단순한 정의가 마음에 들 것이다. 지혜는 실용적인 능력이다.
34. 지구의 불행에 대한 대처 / 사회적 무책임성
이 세상에서 사는 동안 세계의 많은 고통 때문에 마음이 아플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겐 전략이 필요하다. 그 전략 중 하나는 이것이다. 아파하지 말고 돈을 내라. 조금이라도.
35. 소중한 ‘나’를 어떻게 다룰까 / 주의력의 함정
주의력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나의 자원이다. 시간과 돈보다도 더 중요하다. 그런데 주의력은 시간과 돈에 비해 그리 민감하게 의식하지 못한다. 성공한 이들은 자신의 주의력을 제대로 대접했을 뿐이다.
36. 두뇌에 흔적을 남기는 독서법 / 두 번 읽기의 원칙
이제 나는 전처럼 많은 책을 읽지 않고, 적은 책을 읽는다. 대신에 굉장히 까다롭게 책을 선별하게 되었다. 괜찮은 책이라고 판단한 경우 나는 그 책을 연속으로 두 번 읽는다. 그것이 원칙이다.
37. 당신이 속한 집단이 대중은 아니다 / 도그마의 함정
독선적인 사람치고 좋은 삶에 조금이라도 근접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주변에 많다면 더욱 더 그 생각을 경계하고 의심하라.
38. 가지고 있는 행복을 의식하는 법 / 뺄셈의 기술
가지고 있지 않은 것들을 생각하는 대신,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잃으면 얼마나 아쉬울까를 생각하는 것이 더 낫다. 마음의 뺄셈은 행복감을 훨씬 더 의미 있게 상승시킨다.
39. 생각하지 않고 행동해도 된다 / 최대 숙고 지점
인식의 한계는 앞으로 나아갈 때만 사라진다. 머물러서는 안 된다. 행동해야지 생각만 해서는 안 된다.
PART 4 세상의 말에 속지 않는 법
40. 머리로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 / 타인의 신발
누군가를 이해하려면 그의 입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맞다. 그러려면 그 입장에서 생각하는 정도가 매우 강해야 한다. 생각만이 아니라 실제로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
41. 세계사는 위인이 쓰지 않았다 /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환상
개인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세기의 커다란 이데올로기 중 하나이며, 동시에 엄청난 착각이다. 우리가 세상을 바꾸는 프로젝트에 심취해 있으면, 그 일의 의미는 실제보다 더 커 보인다.
42. 스스로를 떠받들지 말라 / 우연한 역할
당신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은 자신의 인생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주변에 집중하라.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야심 찬 일이라는 것을 알 게 될 것이다.
43. 우리의 인생이 추리소설이 아닌 이유 / 정의로운 세계에 대한 믿음
세상은 근본적으로 도덕과는 무관하다. 공평한 세계 플랜 같은 것은 없으며, 불공평한 플랜도 없다. 좋은 삶을 위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그리고 자신의 일상에 집중하라.
44. 후드티를 입어도 저커버그는 되지 않는다 / 카고 컬트
헤밍웨이의 수업을 쓴다거나 저커버그처럼 후드티를 입는다고 해서 그들처럼 되지 않는다. 내용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외형에만 매달리는 실수를 하지 말라.
45. 교양을 몰라도 됩니다 / 전문가 바보의 탄생
한 분야 안에서의 경쟁은 커졌지만, 분야의 수도 엄청나게 많아졌다. 경쟁 사회에 사는 우리에게는 희망적인 사실이다. 스스로를 특화시켜라. 그것에만 집중해라.
46. 전쟁터를 피해야 하는 이유 / 군비경쟁
세상은 전쟁터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아직 전쟁이 벌어지지 않은 곳이 있다. 그곳을 찾는 게 화려한 전쟁터에서 고생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47. 괴짜를 옆에 두라 / 고흐가 되기보다 고희의 친구가 더 좋은 이유
한 발은 기존의 질서에 굳게 담그고 있으라. 그러면 당신은 이너서클이 주는 온갖 유익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 발은 거기서 빼고 있으라. 그리고 아웃사이더들의 신선한 통찰을 받을 수 있다. 우리에게는 양발이 있다.
48. 더 많이 만날수록 더 좋은 연인을 만난다 / 수학적 해답
대부분의 사람들은 너무 빨리 하나의 후보로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 영리하다는 이들이 특히 그렇다. 바보같은 일이다. 가능성들을 제대로 이행하기 전에 확정해버리는 것이야말로 정말 비이성적이다.
49. 이룰 수 없는 소망도 있다 / 기대 관리
필요, 소망 그 다음으로 기대가 온다. 많은 불행은 기대를 잘못 관리했기 때문에 생겨난다. 특히나 다른 사람에게 걸었던 기대 때문에 말이다. 그것을 허락하지 말라.
50. 모든 것의 90퍼센트가 쓰레기라면 / 쓰레기 탐지기
세상은 헛소리 공장이다. 세상은 이성적인 당신보다 훨씬 더 오래 비이성적으로 남을 것이다. 그러므로 소수의 가치 있는 것들을 선별하는 데 신경을 쓰고, 다른 건 모두 제쳐버려라.
51. 대단한 존재라고 착각하지 않을 때 / 겸손의 찬양
자신의 중요성을 다음 세기의 시각에서 보라. 자신이 현재 얼마나 잘나가든 상관없이, 아무도 나의 소중한 이름을 기억해주지 않는 미래의 시점으로 말이다. 스스로를 대단하다고 착각하지 않는 것은 좋은 삶의 기본에 속한다.
52. 결국은 내적 성공을 위한 것 / 성공의 다른 정의
내적인 성공만 추구하고 외적인 성공은 깡그리 무시해버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우리는 날마다 연습을 통해 이상적인 상태에 가까이 갈 수 있다. 하루를 마치면서 자신의 마음을 점검해보라. 그리고 우리의 생각 도구를 꺼내어 사용해보라.
ㅁ
어떻게 해야 바람직하게 살 수 있을까? 운명은 어떤 역할을 할까? 돈은 어떤 역할을 할까?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나을까, 불행을 피해가는 것이 나을까? 모든 세대는 새롭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대답은 기본적으로 언제나 실망스럽다. 왜 그럴까? 한 가지 원칙, 한 가지 법칙, 한 가지 규칙만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삶에 도달하기 위한 절대적이고 궁극적인 원칙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한 가지 개념 혹은 몇 안 되는 원칙으로 파악하기에는 세상이 너무나도 복잡하기 때문이다. 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다양한 사고방식이 담긴 도구 상자가 필요하며, 실생활에도 사용할 수 있는 도구 상자가 필요하다. 이제 어떤 분야에서든 든든한 생각 도구로 무장 하지 않으면 삶에서 낭패를 겪기 십상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어떻게 사는 게 좋은 삶일까?
책의 저자 롤프 도벨리는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식경영인으로, 대학 및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박사 학위 취득자다. 스위스항공 그룹 산하 여러 계열사에서 CEO를 역임했고 과학.철학.예술.경제 분야 대표 지식인으로 구성된 취리히마인즈를 설립, 왕성한 강연 및 토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단체에는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쿠르트 뷔트리히, 매트 리들리,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대니얼 데넷 등 세계적 석학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는 독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연자이자 능력 있는 투자자, 냉철한 기업가로 손꼽히며 미국, 오스트리아, 홍콩, 스위스, 독일 등지에서 거주하면서 각국의 여러 학자들과 교류하기도 했다. 고인 물이 썩는다는 말처럼 지식 또한 한곳에 고여 있을 때 생각의 오류가 더욱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것을 깨닫고 학문의 경계를 허물고 지식을 교류하는 일에 앞장서오고 있다.
독일 블룸버그 TV에서 경제와 책을 주제로 한 '도벨리 쇼'를 진행했고, 독일과 스위스의 유수 신문에 인간의 심리적 오류에 대한 칼럼을 정기적으로 연재하고 있다. 국내에도 출간되었던 <스마트한 생각들>은 출간 6개월 만에 30만 부를 돌파했으며 현재까지 72주동안 아마존, 슈피겔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인간 행동과 의사 결정에 관한 최신 이론을 대중들과 가장 비슷한 눈높이에서 전파하는 지식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얼마전, 친구들과 저녁 모임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의 대화 이슈는 주로 자녀들의 결혼에 관한 것이었다. 특히, 요즘 젊은 여성들은 안정적인 직업이나 직장을 갖고 있는 경우 가급적 결혼 문제를 후순위로 돌리는 경향을 보인다는 게 함께했던 친구들이 아버지로서 딸과의 대화를 통해 알게 된 사항이라는 새삼스럽지도 않은 결론을 내렸다. 과연 이런 풍조가 얼마나 오래갈 지 알 수는 없지만 신생아 출산이 급속히 줄어들고 초고령화 사회로 변한 대한만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 자리에서 한 친구가 정말 재미있는 발언을 했다. 사실 편안한 삶을 추구한다면 혼자 사는 게 제일 좋은 것이고,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결혼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편안함과 행복함의 차이는 책임과 구속 여부로 귀결된다는 보충적인 설명과 함께. 결혼이 매우 늦었던 나도 막상 결혼하서는 늦게 한 것을 매우 후회했다. 이미 친구들은 초등학교 고학년 또는 중학생 자식을 두고 있는데 이에 비하면 나는 한참 뒤쳐진 기분이 들어서다. 나중에 초등학생이 된 딸이 아빠는 학교에 오지 말라고까지 하면서 그 불길한 예감은 현실로 다가왔던 것이다. 반 친구들이 아빠를 할아버지로 오인해서 창피하다면서 말이다.
52개의 생각 도구들
산다는 것에 대한 질문에 대해 그동안 철학자, 종교지도자, 심리학자 등 무수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후손들인 우리들은 정작 왜 그런 의견에 전폭적으로 지지하지 않을까? 책의 저자는 행복을 추구하는 삶이 진정 좋은 삶이라고 규정하면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불행해지지 않는 방법인지를 우리들에게 제시한다.
"좋은 삶이란 돈이나 재능, 주변의 사람들과는 관계 없다. 인생을 살면서 오직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내 생각뿐이다. 그러니 어떻게 머리를 잘 쓰느냐에 행복이 달려 있다" - 롤프 도벨리
타협 없는 전략의 반전
에르난 코르테스는 중남미 지역에 진출해 수많은 원주민들을 살상하고 그 땅을 스페인의 식민지로 삼은 소위 악명높은 '정복자'이다. 1519년, 그는 멕시코만을 통해 진입한 후 멕시코를 식민지로 삼고 통치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자신의 부하들이 딴 마음을 갖지 못하도록 타고왔던 배들을 모두 침몰시켰던 것이다. 초한지에도 이런 장면이 등장한다. 고사성어 '파부침주破釜沈舟'가 바로 그것인데, 초의 항우가 진나라를 토벌하기 위해 장강長江을 건너자마자 타고왔던 배를 모두 침몰시키고 밥짓는 솥도 깨부숨으로써 병사들에게 결사항전을 독려한 용병술이었다.
그런데, 저자는 코르테스의 행동을 경제학적 관점에서 현명치 못한 행동으로 비난한다. 즉 경제학의 기본원칙 중 하나가 바로 선택지가 많을수록 좋다는 것인데, 선택의 자유를 스스로 포기했다는 지적이다. 저자의 얘기를 들어보자. 어느 다국적 기업의 CEO는 몇 년 전부터 디저트를 먹지 않는 원칙을 세웠다면서, 무엇이 나오든 디저트를 거절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최근까지 그런 행동이 비논리적이고 욕망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해왔다. 달콤한 선택지를 왜 원칙적으로 배제해버릴까?
그런데 놀라운 반전이 있다. 얼핏 생각하면 융통성을 발휘해야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쉽다고 판단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에 있어서는 융통성이 유익한 게 아니라 오히려 함정이 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불굴의 의지를 갖고 노력해야 성취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수시로 융통성을 발휘하면서 일의 수행을 자주 미룬다면 어찌 될까? 융통성은 우리를 불행하고 피곤하게 만들고, 목표에서 이탈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타협하지 말자. 지키기로 한 서약은 100퍼센트 이행하는 게 99퍼센트의 이행보다 더 쉽다.
다운사이드를 피하라
워렌 버핏이나 찰리 멍거 등 장기적으로 성공한 투자가들이 알려주는 사고 습관이나 멘탈 트릭, 정신적 도구는 우리의 삶에도 탁월하게 적용된다. 이중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다운사이드를 피하는 것이다. 업사이드를 주시하기 전에, 우선 무엇을 피해야 할지, 즉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에 주의한다
"우리는 사업에서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는 걸 배우지 않았다. 우리가 배운 건 그런 문제들을 피하는 것이다" - 워렌 버핏
그러므로 좋은 삶은 대단한 행복을 추구하는 데 있지 않고, 멍청하고 어리석음이나 유행 따르기를 피함으로써 이루어진다. 무언가를 더 많이 하는 것이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 절제하는 것'이 삶을 풍성하게 만든다. 다운사이드를 제거하는 데 집중하면 현실적으로 좋은 삶을 얻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유머 감각이 뛰어난 찰리 멍거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무엇보다 내가 어디서 죽을지 알고 싶다. 그러면 그 장소에 결코 가지 않으면 되니까"
'5초 거절'을 배우라
저자는 어떤 부탁을 받으면 5초간 생각하고 나서 결정한다. 그리고 대부분은 거절한다. 모두에게서 사랑받지 못할 위험을 감수하고 부탁을 거절하는 것이 그 반대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부탁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우리를 몰인정한 사람으로 치부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일관성 있는 태도에 감탄할 것이다.
"성공한 사람과 매우 성공한 사람의 차이는 매우 성공한 사람은 거의 모든 것에 '아니오'라고 선언하는 데 있다" - 워렌 버핏
감정을 따라다니면 오히려 수렁에 빠진다
좋은 삶은 자기관찰로 얻어지지 않는다. 심리학자들은 이렇게 자신의 내면을 살펴봄으로써 자신의 성향과 삶의 목표, 삶의 의미, 행복의 비밀을 알아낼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을 '자기관찰의 착각'이라고 부른다. 많은 시인들이 우리의 감정 세계를 깊은 숲에 비유했듯이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깊은 숲에서처럼 길을 잃고 여러 가지 감정과 생각, 감정적 자극들로 가득한 수렁에 빠지게 될 뿐이다.
자신의 감정 상태를 관찰하는 것은 신뢰성이 없다. 그 이유는 첫째로 자신의 감정을 읽기보다는 타인의 감정을 읽는 게 훨씬 더 중요하고, 둘째로 사람은 누구나 자기 마음대로 휘두르고 싶은 마음을 가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들의 감정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게 좋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은 더욱 그러하다. 감정은 잠시 찾아왔다가 사라지는 그런 존재라고 이해하면 더 이상 감정이 자기 자신을 차지하지 못할 것이다.
스스로의 능력 한계를 알고 멈추어라
'능력의 범위'라는 개념이 있다. 능력 안에 놓인 것은 훌륭하게 해낼 수 있다. 그러나 능력의 범위 밖의 것은 잘 모르거나, 일부분밖에 모른다. 따라서 스스로의 능력 범위를 잘 이해하고, 그 범위 안에 머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자기 자신에게 범위의 크기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범위의 경계를 스스로 알아채는 것이다.
그럼에도 소위 자기계발서는 능력의 범위를 넓히라는 매우 유혹적인 부추김으로 우리들에게 다가온다. 기존의 범위에서 꽤 잘하고 있어서 자신감이 넘칠 때 이런 유혹에 더욱 혹 빠진다. 그러나 자신의 범위를 확장하지 말라. 능력은 한 영역에서 다른 영역으로 그리 쉽게 옮겨지지 않는다. 체스선수가 사업에서도 좋은 전략가가 된다는 보장은 없으며, 실력 있는 심장외과 의사라고 병원경영도 잘한다는 법 또한 없다. 하물며 부동산 투기꾼으로 덩치를 키운 사람이 진정 좋은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멈출 줄 알아야 한다.
"영리한 사람은 문제를 해결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문제를 피해간다" - 아인슈타인
후드티 입는다고 저커버그가 되는가?
내용 없는 허례허식은 생각보다 흔하다. 좋은 삶을 원한다면 허례허식을 허례허식으로 폭로하고 삶에서 몰아내어 버려라. 형식주의는 시간을 낭비하게 하고, 시야를 좁게 만든다. 카고 컬트에 빠진 사람이나 조직에는 가까이 가지 말라. 폼 잡는 것과 입에 발린 말로 한몫하려는 기업도 피하라. 그리고 무엇보다 성공의 요인이 진정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 채, 성공한 사람들의 행동을 흉내 내지 말라.
ㅁ
좋은 삶을 살고 싶은 것은 모두의 바람이 아닐까. 다만 '좋은 삶'이라는 건 어떤 삶인지, 그리고 좋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지 얘기하자면 개개인의 수 만큼이나 다양하고 많은 대답을 듣게 될 것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고민하고 각자가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사실 좋은 삶에 도달하기 위한 절대적이고 궁극적인 원칙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도 항상 좋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지 관련된 책을 읽어보기도 하고 스스로 답을 찾으려 애써보기도 했다. 대개의 경우, 아니 적어도 나의 경우, 그러려면 '~을 해야한다',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겠다' 등의 결론에 도달하곤 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조금은 생각의 관점을 달리 해보게 되었다. 좋은 삶을 보장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말할 수 없지만 좋은 삶을 방해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는 데 동감하는 바이다. 오히려 업사이드를 추구하는 것보다 다운사이드를 제거하는 게 좋은 삶으로 가는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불행을 피하는 것도 기술이라면, 이 기술로 불행을 피해가며 행복의 길에 한 걸음 다가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그를 위한 '생각 도구'라는 것도 처음 접해 보는 개념이었다. 이런 도구 없이도 살아갈 수 있겠지만, 어떤 상황에 직면했을 때 이런 도구들을 내가 미리 지니고 있음으로 인해서 만들어낼 수 있는 작은 변화들이 나의 인생을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줄 수 있을 거라는 데에 크게 의문은 없었다. 미리 준비해둔 도구가 있다면, 그리고 그 도구에 익숙해지면 질수록, 같은 상황도 더 지혜롭게 받아들이고 감당해나갈 수 있을 테니까. 그런면에서 내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이런 '생각의 도구'를 갖추는게 정말 큰 이점이 되어 줄 수 있지 않을까. 좋은 삶을 살도록 완벽하게 보장해주지는 못할지라도, 좋은 삶을 살 확률을 높여줄 거라는 말에 동감하게 되었다.
책에서 소개하는 여러 생각의 도구들은 최신 심리학 이론, 고대 그리스 철학, 워런 버핏 등과 같은 투자가들의 지혜까지 여러 부분들을 포함하고 있다. 심리학에 관심을 갖고 있었거나 또 여러 자기계발서나 기타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조금은 다른 이야기나 방식으로 내가 접해봤던 것들도 있고, 어쩌면 조금씩은 생활속에서 실천해보고 있던 것도 있다. 다만 이렇게 생각의 도구라 여겨보지 않았을 뿐. 그런 반면 평소에 깊은 생각없이 당연하게 여기고 있던 생각의 함정들 역시 수없이 발견하게 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는데도 너무나도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던 어떤 부분들을 깨닫게 되는 순간들.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서도 항상 함정에 빠지게 되는 이런 오류를 해결하기 위해 저자가 직접 실천하고 있는 실천법이나, 그 오류를 의식적으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주기도 한다. 한번에 모든 것들이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이런 방법을 한번 더 의식적으로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함정들을 피해갈 수 있게 되는지 놀라울 뿐이다. 중요하지 않은 감정에 붙들려 벗어나지 못하거나, 지나간 일, 불가능한 일에 목을 매는 일이 비단 하루 이틀 일은 아니지만, 책에서 제시하는 생각의 도구들을 의식하며 조금씩 나아지기 위해 노력한다면, 삶이 조금은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생각도구들이라는 말에서 자칫 어렵고 무거운 내용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적절한 예시를 들어가며 재미있게 설명해놓아서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고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중간중간에 더해진 그림도 한몫 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지금 당장 진짜 현실을 살아가면서 일상 생활에서, 또 갖가지 상황에서 적용하고 사용해볼 수 있는 방법들이라 좋았다.
살면서 우리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우리의 생각 뿐이라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그 사실을 안다고 해서 누구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스마트하게 생각 할 수 있도록 돕는 여러 생각의 도구를 배움으로써 조금은 더 좋은 삶,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인터파크/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