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바움 현대문학




허수아비가 말했다.

"나는 심장 대신 뇌를 부탁할 거야. 바보는 심장이 있어도 그걸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테니까."


"나는 심장을 달라고 할 거야.  뇌가 사람을 행복하게 하지는 못

해.  행복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이니까."

 양철 나무꾼이 말했다.


도로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둘 중 누구의 말이 옳은지 알 수 

없었고 ,  캔자스의 엠 숙모에게 돌아갈 수만 있다면 양철 나무꾼이

뇌가 없든 허수아비가 심장이 없든, 둘이 원하는 것을 갖게 되든 크

게 상관없다 싶었다.

 빵을 거의 다 먹어 토토와 둘이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양 정도만 

남은 것이 가장 큰 걱정이었다.  양철 나무꾼과 허수아비는 음식을 

먹지 않지만,  도로시는 양철이나 짚으로 만들어지지 않았으니 먹지

않으면 절대로 살 수 없었다.



겁쟁이 사자가 물었다.

"오즈가 내게 용기를 줄 수도 있을까?"

"나한테 뇌를 줄 수 있다면 그럴 수 있을 거야."

허수아비가 말했다.

"또는 나에게 심장을 줄 수 있다면!"

양철 나무꾼이 거들었다.

"아니면 나를 캔자스로 돌아가게 해줄 수 있다면!"

도로시가 말했다.

"만일 그렇다면,  나도 같이 가고 싶어.  너희만 괜찮다면 말이야.


용기가 없으면 참고 살 수가 없어."

사자가 말했다.



오즈가 물었다.

"내가 왜 그렇게 해줘야 하지?"

"오즈님은 강하시고 저는 약하니까요.  오즈님은 위대한 마법사 

이시지만,  저는 힘없는 어린 소녀에 불과하잖아요."

도로시가 대답했다.

오즈가 말했다.

"하지만 네겐 악한 동쪽 마녀를 죽일 수 있는 힘이 있었다."

"그건 우연이었어요.  저도 어쩔 수가 없었다고요."

도로시가 맞받아쳤다.

오즈가 말했다.

"그러면 내가 답을 주지.  내가 너를 캔자스로 돌려 보내줄 거라고 

기대할 권리가 네겐 없다.  보답으로 나에게 뭔가 줄 수 있다면 또 모

르지만. 이 나라에서는 누구나 무엇을 얻든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내 마법을 이용해서 집에 가기를 바란다면 네가 먼저 나를 위해 뭔가 해야 한다. 나를 도와주면 나도 너를 돕겠다."

"제가 뭘 해야 하나요?"

도로시가 물었다. 


"악한 서쪽 마녀를 죽여라."



 착하고 즐겁게만 지내는 사람들을 바쁘게 만들려고,  도시와 내

궁전을 지으라고 했지.  그러자 국민들은 기꺼이 해냈어.  아주 멋진

솜씨로,  나는 나라가 초록빛이고 아름다우니까.  '에메랄드 시'라고 

부르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또  국민 전부에게 초록색 안경

을 씌우면 더 알맞겠다 싶었지.  그래서 사람들은 모든 걸 초록색으

로 여기게 된 거야."

 "그러면 여기 있는 게 전부 초록색이 아니라는 거예요?"

도로시가 물었다.

"다른 도시와 다를 바 없단다.  하지만 초록색 안경을 쓴 사람에게

는 당연히 초록색으로 보이지.




"그럼 나한테 뇌를 주지 못하나요?"

허수아비가 말했다.

"네게는 뇌가 필요없어.  너는 매일 배워가고 있단다.  아기도 뇌

를 갖고 있지만,  아는 것은 거의 없지.  사람은 경험으로 지식을 얻게 되거든.  네가 오래 살수록 더 많은 경험을 하게 될거야."

"그것도 다 맞는 말이겠지만, 당신이 내게 뇌를 주지 않는 다면 난 

몹시 불행할 거예요."

허수아비가 말했다.

가짜 마법사는 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오즈가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그래,  말했다시피 난 형편없는 마법사다.  그래도 내일 아침에 나

를 찾아오면 네 머리에 뇌를 넣어주마.  하지만 뇌를 쓰는 방법까지

는 말해줄 수 없으니,  그건 혼자 힘으로 알아내야 해."

"정말 고마워요.  감사합니다!  뇌를 쓰는 법을 알아낼 테니 걱정

마세요!"

허수아비가 외쳤다.

"하지만 내 용기는 어쩌지요?"

사자가 안절부절못하며 물었다.

오즈가 대답했다.

"난 네가 이미 용기를 가졌다고 믿는데.  네게 필요한 것은 자신감

이야.  생명이 있는 것들은 무엇이든 위험한 것을 대하면 두려워하

거든.  진정한 용기는 겁이 나더라도 위험과 마주치는 데 있고,  너는

그런 종류의 용기를 많이 가지고 있단다."

"그럴지 몰라도 여전히 겁이 나는걸요.  두려움을 잊게 만드는 종

류의 용기를 얻지 못한다면,  나는 몹시 불행할 거예요."

사자가 말했다.

오즈가 대답했다.

"알겠다.  내일 네게 그런 종류의 용기를 주마."

"내 심장은 어떻게 하나요?"

양철 나무꾼이 물었다.

오즈가 대답했다.

"아,  그건 말이지....., 네가 심장을 갖고 싶어하는 게 틀린 생각

같구나.  심장은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들거든.  네가 그 사실을 안다

면,  심장이 없으니 운이 좋다고 생각해야 할 텐데."

"그건 견해의 문제겠지요. 내 입장에서는 당신이 심장만 준다면

아무 불평 없이 모든 불행을 견디겠어요."

양철 나무꾼이 말했다.




다음 날 아침 허수아비가 친구들에게 말했다.

"축하해 줘.  드디어 뇌를 얻으러 오즈한테 갈 거야.  돌아올 때는 다

른 사람들이랑 똑같을 거라고."

"난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의 네가 좋았는데."

도로시가 간단히 대답했다.



"용기를 받으러 왔는데요."

사자가 방에 들어서면서 마했다.

"알았다.  내가 용기를 가져오마."

왜소한 오즈가 말했다.

그는 찾장으로 가서 높은 선반에 있는 사각형 모양의 초록색 병

을 꺼냈다.  오즈는 병에 든 것을 아름답게 조각된 초록색과 금색이

섞인 그릇에 따랐다.  그가 그릇을 앞에 내려놓자 겁쟁이 사자는 마음에 들지 않기라도 하는 양 킁킁댔다. 오즈가 말했다.

"마시렴."

"이게 뭔데요?"

사자가 물었다.

오즈가 대답했다.

"이게 네 안에 들어가면 용기가 될 거야.  물론 용기

는 언제나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너도 알겠지.  그러

니까 삼키기 전까지는 이것을 진짜 '용기'로 부를 순

없단다. 그러니 최대한 빨리 이걸 마시라고 충고하고 싶구나."

사자는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그릇을 비웠다.

"이제 기분이 어떻냐?"

오즈가 물었다.

"용기가 넘치는데요."

사자가 대답했다.  신이 난 그는 친구들에게 가서 자신의 행운을

자랑했다.

혼자 남은 오즈는 허수아비와 양철 나무꾼과 사자의 바람을 들어

주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하며 빙그레 웃었다.

그는 혼잣말로 중얼댔다.

"누구나 불가능한 줄 아는 일들을 하게 만드니,  내가 사기꾼이 될

수밖에..... 허수아비와 사자,  나무꾼을 행복하게 해주기는 쉬웠

어.  그들은 내가 어떤일이든  할 수 있다고 상상했으니까.  하지만 도

로시를 캔자스로 돌려보내는 데는 더 많은 상상이 필요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군."



"네 은 구두가 사막을 넘게 해줄 거야.  은  구두의 마법을 알았더

라면,  이 나라에 온 그날로 엠 숙모에게 돌아갈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그랬다면 나는 근사한 뇌를 얻지 못했을 거에요! 농부의

옥수수 밭에서 평생 살았을 거고요."

허수아비가 소리쳤다.

"그리고 나도 멋진 심장을 얻지 못했을 거예요.  어쩌면 세상이 끝

나는 날까지 숲에서 녹슨 채 서 있었을지도 몰라요."

양철 나무꾼이 말했다.

그러자 사자가 말했다.

"또 나는 영원토록 겁쟁이 사자로 살았을 테지요.  숲 속에 사는

어떤 동물도 나에게 좋은 말을 건네지 않았을 거고요."

"다 맞는 말이네요.  전 좋은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어서 다행스러

워요. 하지만 이제 친구들은 각자 가장 원하는 것을 얻었고, 다스릴

왕국까지 생겨 행복하니가 저는 캔자스로 돌아가고 싶어요."

도로시가 말했다.

착한 마녀가 말했다.

"은 구두에는 엄청난 능력이 있어.  세 걸음 만에 너를 세상 어느 

곳이든 데려다 줄 수 있다는 것이 구두의 가장 진기한 능력이지. 구

두 굽을 세 번 땅에 두드린 후 가고 싶은 곳으로 데려가 달라고 명령 

하기만 하면 돼."



엠 숙모는 배추밭에 물을 주려고 집을 나서다가 고개를 들었고,

순간 자신의 눈앞으로 달려오는 도로시를 발견했다.

"아가!"

그녀는 소리치며 조카를 품에 안고 얼굴에 입맞춤을 퍼부었다.

엠 숙모가 물었다.

"도대체 어디 갔다 왔니?"

도로시는 암울하게 대답했다.

"오즈의 나라에요.  그리고 여기 토토도 왔어요. 

아!, 숙모! 



집에 다시 돌아와서 정말로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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